ESC 회원님들께,
활짝 폈던 목련은 뚝뚝 큰 꽃송이를 떨구고, 이제 벚꽃이 막 흐드러지게 피기 시작하는군요. 계절이 바뀔 때면 생각나는 것이 참 많아요. 전 매년 이맘때면 돌아가신 어머님이 끓여 주셨던 맛있는 냉이 된장국이 그리워집니다. 제게 봄은 늘 냉이국의 향긋한 맛과 같이 왔답니다. 여러분은 봄에 어떤 추억을 가지고 계신가요? 모두 안녕하시죠?
3월초 성전환 수술을 한 트랜스젠더 변희수 님이 세상을 떠난 마음 아픈 일이 있었습니다. 그 분이 겪으셨을 제가 짐작도 못할 큰 고통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지난달 편지에서 김기홍 님의 안타까운 소식을 얘기했는데, 다시 또 이런 일이 벌어져서 정말 속이 상해요. 생각과 취향이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이 여전히 고통 받는 현실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계절은 이미 완연한 봄이지만, 우리 주위에는 안타까운 일이 계속 이어져 여전히 겨울 같아요.
3월 8일 젠더 다양성 위원회의 ‘세계 여성의 날’ 환영 논평 모두 읽어 보셨나요? 젠다위 정인님의 멋진 ‘위원장의 편지’도 함께 꼭 다시 읽어보세요. 논평의 제목에도 명시된 ‘누구나 자신의 온전한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이 바로 우리 ESC가 지향하는 세상입니다. 삼척블루파워 석탄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에 ESC도 반대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는 소식도 전합니다.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우리나라에서 석탄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는 것은 분명히 앞뒤가 맞지 않는 일입니다. 지구환경에너지 위원회 위선희님이 석탄발전소 건설계획 백지화 선언대회에 참석해서 ESC의 의견을 대변해 주시기도 했습니다. 선희님, 감사합니다.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ESC 과학문화위원회에서 지난 1년 간 햇빛스튜디오 디자인팀과 기획해온 과학연구 시뮬레이션 보드게임 "찰리의 반물질 공장 2009"의 제작비 모금 크라우드 펀딩이 곧 시작될 예정입니다. 또, 작년에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지원사업을 수주해 진행하며 제작한 ESC 어른이실험실탐험 매뉴얼을 다듬어 배포하는 일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 ESC의 사무국장으로 일을 시작하신 래영님의 활약으로 사무국이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기쁜 소식도 전합니다. 래영님, 최고!
얼마 전 미국에서 일어난 아시아인 혐오 사건을 규탄하고,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성명 혹은 논평을 추진하고 있어요. 안내받으시면 모두의 큰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일님과 여명님이 ESC의 집행위원회에 새로 합류했다는 소식도 알려드립니다. 두 분이 네트워크 위원회와 함께 준비한 클럽하우스의 ESC클럽이 4월에 시작합니다. 저보고 클럽 첫날 얘기를 해달라고 해서 걱정이 많지만, 잘 이끌어주시리라 믿습니다. 클럽 하우스는 여전히 접근성의 면에서 문제가 있어 걱정이지만, 그래도 우리 ESC 회원들의 소통 채널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은 좋은 일입니다. 네트워크 위원회에서 곧 클럽하우스의 ESC 클럽을 안내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SC의 여러 위원회는 코로나19로 직접 만날 수 없는 아쉬움을 온라인을 통한 소통으로 달래고 있습니다. 저도 몇 위원회의 온라인 모임에 참석해봤어요. 정말 좋더군요. 우리 자랑스러운 ESC의 훌륭한 회원 분들의 얘기에서 정말 많이 배웁니다. 우리 ESC의 힘은 바로 ESC 회원들의 힘입니다. 여러 위원회가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모임, 그리고 올해에도 곧 시작할 ESC-Live에서 우리 또 즐겁게 만나요.
5월 1일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2021년 4월 1일
ESC 대표 김범준